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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저판 미이라, 지금도 회자되는 이유

by 항상행복한부자 2025. 5. 6.

미이라

1999년 개봉한 영화 《미이라(The Mummy)》는 단순한 공포영화도, 단순한 판타지 어드벤처도 아니었습니다. 이 작품은 고대 이집트를 배경으로 하면서도 유머, 액션, 로맨스, 스릴러 요소를 절묘하게 배합해 냈고, 결과적으로 전 세계적인 흥행과 함께 90년대 말 할리우드 모험 영화의 부활을 알린 작품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바로 주연 배우 브렌든 프레이저(Brendan Fraser)가 있었습니다. 그는 이 작품을 통해 전통적인 영웅상과는 다른 **익살스럽고 인간적인 히어로**의 매력을 선보였고, 관객들은 그의 연기에 열광했습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브렌든 프레이저의 ‘미이라’를 특별하게 만들었을까요? 왜 수많은 리부트와 후속작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1999년판 오리지널 ‘미이라’ 시리즈만이 회자되는 것일까요?

고대 이집트를 배경으로 한 블록버스터, 그 자체로 이색적이었던 시도

당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주류는 현대적인 액션 또는 미래형 SF였습니다. 그러나 《미이라》는 고대 이집트라는 신비로운 공간을 무대로 삼았습니다. 피라미드, 사막, 무덤, 저주받은 사제, 되살아난 미이라라는 설정은 고전 괴수물에서나 볼 수 있었던 소재였죠.

하지만 스티븐 소머스 감독은 그것을 현대적인 CGI, 리드미컬한 편집, 코믹한 톤으로 재해석했습니다. 이러한 레트로와 현대의 융합은 관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이었고, 특히 브렌든 프레이저는 이 극의 중심에서 이질적인 요소들을 부드럽게 연결해 주는 ‘접착제 같은 존재’가 되었습니다.

프레이저가 맡은 릭 오코넬은 전형적인 근육질 히어로와는 다릅니다. 그는 유쾌하고 허당끼가 있지만, 책임감 있고 정의로운 인물로 묘사됩니다. 결정적인 순간에는 주먹보다도 재치와 센스로 상황을 타개하는 모습이 많습니다.

브렌든 프레이저는 이 캐릭터를 단순한 ‘액션 스타’가 아니라 ‘사람 냄새나는 모험가’로 표현했습니다. 눈빛, 표정, 말투 하나하나에서 관객은 캐릭터와 ‘정서적 거리’가 좁다고 느끼게 됩니다. 그는 관객에게 "나도 저런 상황에 처하면 저럴 수 있겠구나"라는 공감을 자아내는 드문 액션 주인공이었습니다.

액션과 유머, 긴장과 감정선을 넘나드는 연기력

《미이라》는 다양한 장르적 요소가 혼합된 작품입니다. 그렇기에 주연 배우는 액션도, 로맨스도, 유머도 소화할 수 있어야 합니다. 브렌든 프레이저는 이 어려운 요구 조건을 모두 충족했습니다.

전투 장면에서는 실제로 몸을 던지는 리얼한 액션을 선보였고, 유머 장면에서는 적절한 타이밍과 억양으로 웃음을 유도했습니다. 심지어 슬픔과 상실의 장면에서도 과하지 않은 감정선으로 관객의 몰입을 이끌었습니다.

그는 단순히 ‘연기 잘하는 배우’가 아니라, 장면의 리듬과 톤을 조율하는 중심축이었습니다. 이런 배우가 주연이기에 《미이라》는 ‘가볍지만 결코 얕지 않은’ 영화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미이라의 또 다른 인기 요소는 릭, 에블린(레이첼 와이즈), 조나단(존 해나)의 삼각 캐릭터 조합입니다. 이 조합은 단순히 남녀 주인공의 사랑이야기에 머무르지 않고, 세 명의 개성 강한 인물이 협력하며 성장하는 팀플레이 구조를 만듭니다.

프레이저는 이 팀 안에서 리더이자 중재자, 때로는 가장 먼저 행동하는 사람으로 유연한 포지셔닝을 보여줍니다. 그가 중심에 있음으로써, 각 인물이 가진 개성이 서로 충돌하지 않고 어우러지는 연출이 가능합니다.

이는 이후 《어벤져스》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와 같은 팀 어드벤처의 선례로도 볼 수 있으며, 90년대 후반의 캐릭터 조합식 블록버스터에 큰 영향을 준 사례입니다.

지금도 회자되는 이유 – 리부트와 비교했을 때 드러나는 차이

2017년 톰 크루즈 주연으로 리부트 된 《미이라》는 블록버스터급 제작비에도 불구하고 혹평과 함께 흥행에 실패했습니다. 그 차이는 단순한 스토리나 CG의 문제가 아닙니다.

프레이저 판 《미이라》는 무겁지 않지만 진지했고, 유쾌하지만 가볍지 않았습니다. 그 미묘한 균형감이 브렌든 프레이저의 연기에서 비롯되었으며, 그런 감정선을 할리우드가 CG 중심의 리부트에서 놓쳐버린 것입니다.

관객들은 단순히 화려한 장면이 아닌 ‘사람’이 중심이 되는 영화를 원했고, 그 중심에 있던 프레이저는 지금까지도 ‘오리지널’로 불릴 만큼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브렌든 프레이저가 출연한 《미이라》는 단지 잘 만든 블록버스터가 아닙니다. 그 안에는 캐릭터와 배우, 서사와 감정, 유머와 스릴이 균형 있게 조화를 이룬 감정적 엔터테인먼트가 담겨 있었습니다.

그는 전투에 능한 액션 히어로인 동시에, 실수하고 웃기는 ‘사람 냄새나는 주인공’이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를 기억하고, 또 돌아보게 됩니다.

《미이라》가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회자되는 이유는 **고대 이집트 때문이 아니라, 브렌든 프레이저라는 배우의 따뜻한 존재감** 때문입니다.

그는 우리에게 말없이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신도 괴물도 아니야. 그냥 너처럼 웃고, 사랑하고, 싸우는 한 사람일 뿐이야.”

그 진심이, 오랫동안 우리 마음속에 살아남은 것이 아닐까요?